휘어질 것이고 시인 장씨가 엽나는 항상 한쪽으로 기울었다.한때는 야뇨했고, 한때는 아버지가 목수였기 때문에 한때는 키가 작고 우쭐대던 한때는 초라한 행색에 주눅이 들었고, 한때는 야윈 얼굴 광대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돌리기도 했던 아홉 가지 좋은 것을 합쳐도 모자랄 하나 되는 재주가 없던 그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을 쓰기 시작한 그때부터 나는 기울었을 것이다.기울어진 내가 언덕에 선 나무가 되려는 비대칭의 균형을 선택하기로 한 나무 모퉁이에 앉아 바람길을 열고, 모퉁이에 엎드려 진달래 뿌리와 손가락을 걸고 모퉁이에 누워 잎을 흔들면 구석구석 골고루 해가 비칠 것이다 곁가지 사이로 주먹별이 쏟아질 것이다 모난 돌이 돌탑을 받치듯 나를 지탱해 준다 삐뚤어진 생각의 막대기를 두드리며 돌아서 달려가고 불러 구부정하게 서서 밀어주다
주말에 모여서 공부를 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편하고 자유롭고 흐뭇하기까지 하다.한 시간의 수업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작은 화초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 소녀 같은 한 명이 다가왔다.새 공부 첫날 반가운 봄비는 내렸고,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이미 친해진 듯한 우리는 바빴던 주말 아침 풍경을 이야기하며 경계심 없이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문득 친구 한 명이 생긴 느낌의 수업 중 서로의 소개 시간이 지나서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녀가 장이엽 시인임을 알게 됐다.아담하고 상냥하고 편하게 말을 걸고 싶은 그녀